클립보드 앱이 자동 저장을 멈춘 이유

안드로이드를 몇 년 써봤다면 기억할 겁니다. 복사만 하면 알아서 다 담아주던 클립보드 앱들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들쭉날쭉해졌습니다. 어쩌다 하나 들어오고, 대개는 안 들어오고, 알림만 계속 떠 있었죠. 그 앱들 리뷰는 한 문장으로 가득합니다. "잘 되다가 갑자기 안 돼요."

고장난 게 아닙니다. 안드로이드가 규칙을 바꿨습니다.

제약은 이겁니다

안드로이드 10부터, 앱은 자기가 화면 앞에 있을 때(또는 현재 입력기일 때)만 클립보드를 읽을 수 있습니다. 백그라운드에 있는 앱은 상시 알림을 띄우고 포그라운드 서비스를 돌려도 클립보드를 요청하면 빈 값만 돌아옵니다. 이유는 명확해요. 클립보드에는 비밀번호, 인증번호, 카드번호, 주소가 지나갑니다. 예전엔 설치된 아무 앱이나 그걸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클립보드 앱 입장에서는 치명적입니다. 예전 동작을 되살리는 권한도 없고, 개발자 옵션에 숨은 설정도 없고, 배터리 최적화를 꺼도 소용없습니다. 자동 캡처를 약속하는 앱이 있다면 다른 방법을 쓰고 있는 겁니다.

그 "다른 방법"이 대개 무엇이냐면

아직도 자동 저장을 내세우는 앱 대부분은 접근성 서비스를 씁니다. 원래 화면 낭독기를 위한 API로, 화면에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고 항상 돌아갑니다. 클립보드 저장에 쓰기엔 지나치게 큰 권한이고, 대가가 실재합니다. 리뷰에 배터리 소모로 올라오고, Play 정책상 더 까다로운 심사를 받고, 시스템이 "이 앱이 사용자의 작업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라는 경고를 띄웁니다.

키보드를 쓰는 앱도 있습니다. 커스텀 키보드는 입력 포커스를 가지므로 클립보드를 읽을 수 있어요. 어차피 키보드를 바꿀 생각이었다면 합리적이고, 아니라면 큰 변경입니다.

컴퓨터에 연결해 ADB 명령을 실행하게 하는 앱도 여전히 있습니다. 다음 재부팅이나 OS 업데이트 전까지만 동작하죠. 그 앱들 리뷰에 적힌 그대로입니다.

지금도 확실히 되는 네 가지 경로

  1. 앱 열기. 앱이 화면 앞에 있으니 클립보드를 읽을 수 있습니다. 열면 마지막에 복사한 게 저장돼요. 언제나 되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2. 텍스트 선택 메뉴. 아무 앱에서 텍스트를 길게 누르면 복사·공유와 함께 여기에 등록된 앱들이 나옵니다. 클립보드 앱을 고르면 복사조차 없이 저장됩니다. 제일 빠른데 아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3. 위젯·빠른 설정 타일·알림의 저장 버튼. 누르는 순간 아주 작은 투명 화면이 잠깐 앞으로 나와 클립보드를 읽고 저장합니다. 사용자 눈에는 그냥 원탭 저장에 토스트 하나입니다.
  4. 공유 시트. 브라우저·메신저·문서에서 클립보드 앱으로 공유하면 됩니다. 링크나 긴 문단에 좋아요.

사실 더 나빠진 게 아닙니다

자동 캡처는 생각만큼 좋지 않았습니다. 인증번호도, 붙여넣은 비밀번호도, 실수로 복사한 쓰레기도 전부 저장했으니까요. 클립보드 목록이 잡동사니로 가득하다는 불만이 많았던 이유입니다. 탭 한 번으로 무엇을 남길지 정하면, 일주일 뒤에도 읽을 수 있는 목록이 남습니다.

실제 차이는 방식이 아니라 인터페이스에 있습니다. 저장이 한 번 탭이고 붙여넣기도 위젯에서 한 번 탭이면, 제약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게 됩니다.

설치 전 30초 점검

Clipdeck은 정공법을 씁니다. 접근성 서비스 없음, 가짜 백그라운드 캡처 없음, 위의 네 경로 전부 지원. 위젯과 빠른 설정 타일이 있어서 저장도 붙여넣기도 탭 한 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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